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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박 ] - 잠수함

돌아온 지식백과사전 2020. 8. 25. 00:07

안녕하세요. 지식백과사전입니다. 오늘은 선박 ' 잠수함 ' 에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개요

“과거의 해전은 전함이 주도 하였고, 오늘날에는 항공모함이 해전을 주도하고 있지만, 미래의 해전은 잠수함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3][4]


니미츠 제독, 1945년 9월 기자회견 발표문 중


속으로 다니는 선박.[5] 일반 군함과 마찬가지로 일정 배수량을 기준으로 잠수정/잠수함으로 나뉜다. '잠수정'은 소형 잠수함을 뜻하기도 하지만, 잠수가 가능한 민간선도 포함한다. 보통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200톤급 아래를 잠수정으로, 그 이상을 잠수함으로 취급한다. 남북한 해상전력 비교에서 북한의 잠수함 보유현황을 70여척으로 표시하곤 하는데 이 사실을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면 북한같은 가난한 나라가 미국과 러시아를 뛰어넘는 잠수함 전력을 가지고 있다 착각할 수 있다. 사실 이 70여 척의 거의 대부분은 배수량이 200톤을 넘기지 못하고, 수납가능한 어뢰도 2발 정도밖에 안 되는 잠수정들이다. 잠수정을 대형 잠수함인 것처럼 포장해 계산하기 때문에 생기는 대표적인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작은 편에 속하는 한국 해군의 209급 잠수함의 배수량은 1200톤이다.

개발 자체의 난점 때문인지 물을 이용하는 교통수단의 종류로 인식됨에도 불구하고 단어 자체는 군사용어에 더 가까우며 잠수함/정 모두 해군의 역사와 관계가 깊다. 거기다 항공기의 발달로 선박이 국가간 이동이나 대륙 간 이동의 중심축에서 밀려난 이후에는 더욱 민간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수상함들이 치를 떠는 함종으로서 과거 음탐장비가 부실했던 시기에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주무장은 어뢰를 탑재하며 선두에 발사관을 설치한다.[6] 부무장으로는 과거에는 함체 위에 포를 설치하여 유사시 수면으로 부상하여 교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잠수함이 수상함 앞에 부상한 시점에서 이미... 2차 대전 때까지만 하더라도 잠수함이 환기, 기동, 적 탐색을 위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에 수면에서의 전투를 위해 일반 전함들처럼 포를 장착하는 게 흔했지만, 지금은 그런 포를 장착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은밀성을 위해서 더더욱 장착하면 안 된다. 현대에는 VLS와 같은 미사일 발사대를 탑재해 순항 미사일 또는 탄도 미사일로 적의 수상함이나 전략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

어뢰라는 무기 자체가 소형 함종이 대형 함종에게 유의미한 타격을 주기 위해서 고안된 무기이니만큼 파괴력이 절륜해서 보이지도 않는 물속에서 어뢰를 대여섯 발씩 날려대는 잠수함의 존재는 수상함들의 큰 고민거리이다. 때문에 전함, 항공모함과 같은 대형 함종은 무조건 경순양함, 구축함과 같은 대잠능력이 높은 호위함이 대동하며 잠수함이 주로 출몰하는 해역에서는 회피기동을 펼쳐 잠수함의 뇌격을 방지하거나 아예 고속으로 이동하며 잠수함이 공격은커녕 따라올 수조차 없게 만드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를 모조리 무시한 데다가 완벽한 기습에 당해 현재까지도 미 해군의 큰 오점으로 남은 역사가 바로 인디애나폴리스 침몰사건.

잠수함이 이정도로 무시무시하기 때문에 잠수함은 비대칭 전력으로 취급되며 잠수함 혼자가 강력한 항공모함 전력을 상대하는 것도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소련이 미국의 항공모함 전력을 도저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이길 수 없을 거 같자 오스카급을 건조하여 이에 대응하려던 게 그 예이다. 림팩 훈련에서는 대한민국 해군의 장보고급 잠수함 혼자서 미 해군 존 스테니스 항모와 2척의 이지스 순양함, 구축함 등을 합쳐 30여 척을 가상격침하고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았을 정도.

잠수함 하나가 항공모함 편대를 궤멸하고, 어떠한 적 함선이든 깨부술 수 있는 거의 초고효율 전략무기라는 인식이 2차대전 때와 같은 잠수함 운용 전략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 무척이나 흔했다. 잠수함은 큰 거 한 방을 노리는 무기, 도박성 무기라는 인식이 짙어서 일본과 미국은 항공모함, 대형 순양함 아래로는 어뢰 아깝다고 쏘지를 말게 하는 규정을 만들거나, 함선을 규모 크기별로 세분화하여 특정 규모의 함선엔 최대 어뢰를 몇 발까지만 쏠 수 있게 세부적인 기준을 정해놓기도 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에는 런던 해군 군축조약상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데 제한이 너무 커서 현실적으로 잠수함이 공격할 수 있는게 군함뿐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이 해군 조약에서 탈퇴하면서 사실상 조약은 효력을 상실했기에 이 조항도 휴지조각이 되었고 진주만을 때려서 제대로 열받은 미국은 일본에 대해서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허가하게 된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켜왔던 관행(?)을 갑자기 바꾸는 건 어렵다 보니 일선에서는 군함을 우선적으로 공격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게다가 초반에 잠수함대와 잠수함에 문제가 제법 있었던지라(특히 어뢰는 정말 답이 없었다.) 전과를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에는 이 문제가 해결되고 잠수함을 다용도로 굴리면서 영국을 봉쇄하지 못했던 독일과 달리 일본을 굶겨죽이기 직전까지 갔을 뿐 아니라 조종사 구출[7], 물자 수송 등 온갖 역할에서 활약하게 된다.

잠수를 하면 탐지하지 못하기에 '잠수'라는 말 자체가 숨는다거나 하는 것을 뜻하는 관용어가 되었고,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 잠수함 패치라는, '공지 내역에는 없는 변경 사항'이라는 말도 생겨났다.[8] 또한 특허에서는 출원 후 고의적으로 특허의 성립을 지연시키다가 갑자기 성립시키는 특허를 잠수함 특허(Submarine Patent)라고 부른다. 잠수함 특허를 통해 제3자가 특허권에 포함되어 있는 발명을 사용하거나 동 발명을 이용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기를 기다렸다가 특허를 성립시켜 특허권 침해를 근거로 들어 로얄티를 청구하는 것이다.[9]

야구에서는 언더핸드 투수를 일컫는 은어로도 쓰인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오히려 이것이 정식명칭인 듯싶다. 위키백과에도 있다. 징하게 안 뜨는 가수나 배우들을 지칭할 때 은어로 쓰이기도 한다.

보통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은 작동 시키려면 산소를 공급해 줘야 한다. 그런데 잠수중에는 산소를 공급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재래식 잠수함들은 수상 항해 중에 엔진을 돌리면서 그 동력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성하고, 잠항 중에는 그 전기로 전기모터를 돌려 움직였다. 재래식 잠수함들의 수상 속도와 수중 속도가 심하면 두배까지도 차이 났던 것이 이렇게 수중과 수상에서 쓰는 동력이 달랐기 때문. 그리고 이 전기를 충전하고, 승무원들이 호흡할 공기를 환기시켜려면 수상 항행을 해야 하니 주기적으로 잠항을 풀어야 했다. 원자력 잠수함들은 원자력 발전기를 사용하면서 수상 항행 없이도 막대한 전기를 생성할 수 있었고, 전기가 남아도는 만큼 바닷물을 전기 분해해서 산소를 생성할 수 있어 환기를 위한 부상도 필요 없어져서 잠항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재래식 잠수함도 AIP기술을 도입하면서 잠항 시간이 몇 배나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원자력 잠수함에 비하면 짦다. 또 원자력 잠수함에서는 잠항 중에도 담배를 피우는 데 제약을 둘 필요가 없는데 이건 재래식 잠수함에서는 사치라고.

 

 

 

[2] 역사

잠수함을 최초로 고안하고 건조한 인물은 증기선으로 유명한 미국인 로버트 풀턴이다. 증기선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풀턴은 최초의 실용잠수함 노틸러스[10]를 디자인하고 프랑스 정부에 구입을 권유했다. 당시 프랑스는 영국과 전쟁 중이었는데 프랑스 해군의 통상적인 전력으로는 도저히 영국 해군의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잠수함이라는 병기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프랑스 황제였던 나폴레옹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세느 강에서 잠항 및 항해 실연, 그 이후에 어뢰[11]를 발사해 40톤짜리 슬루프함을 날려버리는 시범까지 보인 다음 영국의 항구에 잠입해 통상파괴를 가해 영국의 경제에 타격을 가한다는 구체적인 활용 방안까지 제시했지만 나폴레옹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했고 결국 판매는 실패했다. 사실 나폴레옹은 잠수함뿐만 아니라 증기선에도 탐탁찮은 반응을 보였다. 이때 "뭐? 갑판 밑에서 석탄을 태워서 배를 바람에 맞서서 항해하게 한다고? 그런 헛소리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군."라고 한 말은 상당히 유명해져서, 문명 4에서도 등장한다.[12]

여담이지만 이때 수중에서 항해하는 배에서도 나침반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최초로 확인되었다. 실제로 지구는 자북극점과 자남극점을 기준으로 하는 거대한 막대자석과 같으므로 지구 전체에 작용하는 전자기력의 방향을 탐지하는 원리가 바로 나침반이기에 바닷속이라고 해서 나침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지만, 이전까지는 실제로 실험을 통해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나중에는 지구의 자북극점과 자남극점이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변하고 있으며 그 점의 위치가 바다 위였을 때도 꽤나 있었다는 걸 증명하기까지 잠수함은 나름대로 다른 분야의 과학 기술 발전에도 공헌한 셈이다. 해양 지각 위도 엄연한 지각 위인데 그깟 바닷물 때문에 자기장의 영향이 달라질 리는 없지만

 

 

 

[3] 특징

바다 속에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또한 최악의 단점이기도 하다.

잠수함은 같은 편도 탐지를 못할 정도로 은밀성이 우수하다. 예를 들면 2009년 2월 대서양 해저에서 핵잠수함 2척이 서로 접촉사고를 냈는데 한쪽은 영국 잠수함이고 다른 쪽은 프랑스 잠수함이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나 원자로 손상 같은 심각한 문제는 없었고, 서로 겉만 찌그러진 정도였지만. 배터리로만 잠항할 수 있는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터빈 소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핵잠수함임에도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충돌 사고가 났다. 이러다보니, 잠수함 여럿이 모여 훈련을 하다보면, 좌표를 서로 불러줘도 탐지를 못해 위치 파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술의 발전 덕에, 요즘은 어뢰만 가지고 다니는게 아니라, 순항 미사일이나 살포식 기뢰 등도 운용할 수 있으며, 덕분에 한 대로도 적국의 신경을 거스르며 몇 배 이상의 손해를 줄 수 있고, 잡기 위해선 그 배 이상의 노력을 들여야 하는 굉장한 골칫거리다.

또한, 잠수함의 핵심은 "바다 속에서 움직인다"는 점인데, 배가 바다 속에서 돌아다닌다는 것 하나만으로 수색 난이도가 안드로메다로 간다. 부실한 통통배 하나도 오라지게 비싸고, 해양 관련 형벌이 같은 종류의 범죄에 대한 육지쪽 형벌보다 압도적으로 강한게, 다 바다가 그만큼 만만하지 않은 곳이기 때문인데, 아예 그 바다 속에서 돌아다니는게 잠수함이다. 그나마 2차 세계대전시의 잠수함은 대부분의 항해는 수상에서 하고 전투시에만 잠항하는 형태라 초계기를 통해 수상항해하는 잠수함을 수색하는 과정으로 큰 전과를 올릴 수 있었지만 현대의 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도 스노클로 충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마저도 레이더에 발각될까봐 AIP를 도입이 늘어나고 있고 핵잠수함은 아예 작전 내내 잠항상태로 최대출력을 낼 수 있을 정도다.

좀 심하게 말해서, 한국 해군 같이 대잠전력이 부족한 상대와 싸울 때 구형과 신형 잠수함의 차이는, 공격 능력이 아니라 그냥 공격 이후 생존 가능성 문제에 불과하다. 대잠전력이 엄청나게 강력한게 아닌 이상, 설령 몇세대 뒤처진 구식 잠수함이라고 해도 공격하기 전까지는 탐지할 수가 없다. 대잠전력이 강력한 나라도, 재수없게 대잠전력을 적 잠수함이 피해들어오면, 적 잠수함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부터가 곤욕이다. 일례로 소설 붉은 10월에 보면 '소련핵잠수함이 미국 연안까지 몰래 들어와서 워싱턴 D.C.에다 미국 대통령이 도망치기도 전에 백악관을 날려버리면 어떻게 될까?' 하는 구절이 나올 정도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해군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나라가 비교적 적은 비용을 들여서 어떻게든 제해권을 쉽게 뺏기지 않기 위한 선택으로 잘 고르며, 그렇기에 가난한 나라의 전략무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게다가 실제로도 전략무기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한국만 해도 잠수함 도입에 각종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국 미국이 아닌 독일에게 기술협조를 받아 개발하게 된다. 게다가 이건 평시뿐 아니라 전시에도 적용된다. 인도와 파키스탄 전쟁에서도 양 군이 가장 견제하던 게 잠수함이었고, 결국 승자는 인도가 차지했다.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당시 인도 해군 항공모함이 파키스탄군 잠수함인 PNS 가지를 격침시켰는데 파키스탄은 기뢰설치 도중 사고사 침몰이라고 지금까지 주장하고 인도는 격침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서로 주장이 다르다.

하지만 이렇게 무서운 잠수함도 발각되긴 어렵지만 일단 발각되어버리면 끝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다 속에 있다"는 점 하나 때문에 맷집이란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를게 없다. 본래 배라는 물건이 어처구니 없게 가라앉기도 하지만, 정말 더럽게 안 가라앉을 수도 있는 물건이라, 수상함은 함선이 대파되어도, 유폭이 일어나거나 선체 구조 자체가 개발살 나는 치명타가 아니라면, 일단 배에 물이 들어차면서 부력을 상실해야 가라앉는 고로,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떠 있는게 가능한데[23], 잠수함은 바닷물 속에 있으니, 수상함과 달리 물이 차는 시간 동안 버틴다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질 않는 물건이다. 막말로 선체에 금만 가도 앞이 컴컴해질 수 있다. 더군다나 물 속에 있고 크기가 제한되는 만큼, 수상함 보다 훨씬 느리다.

이런 난감한 맷집 덕분에, 걸리면 그냥 죽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상함이나 대잠초계기, 대잠헬기에게 발각당하면, 즉시 투하된 어뢰를 맞고 격침당하는 걸 피할 수가 없다.[24] 오죽하면 옛날에는 깡통에 폭약을 대충 꽉 채워넣은 물건을 있는대로 퍼부어서 잠수함을 때려잡는다는 무식한 방법이 사용되었을 정도.[25]

행여나 탐지를 불완전하게 당해서, 용케 도망친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잠수함은 수상함에게 항속거리와 속도부터 밀린다. 출력이 훨씬 강력한 원잠조차도, 수상함에서 아스록을 쏘아올리거나 대잠헬기를 보낸다면 답이 없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잠수함은 16년이 지나면 퇴역시키며, 항상 정원초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부에서는 이 조치를 '재무장을 대비한 준비'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승조원들을 두 조로 나누고 이들을 번갈아가면서 승함시키는데, 예를 들면 골드/블루 팀으로 나눈다 -> 골드 팀이 임무를 마치고 귀항 -> 블루 팀이 승함해서 다시 임무를 수행 -> 블루 팀이 탄 잠수함이 귀항 -> 이하 반복을 통해 항시 준비만전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반해 일본 잠수함에는 그딴 것 없고 닥치고 정원 초과라는 걸 미루어보면 그렇게 신빙성있는 추측은 아닌 듯하다. 오히려 조선소를 먹여살리려고[26] 멀쩡한 잠수함을 퇴역시킨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잠수함이야 멀쩡하게 남아있으니까 아주 근거가 없는 이야기도 아닌 셈이지만… 다만 이럴 경우 승조 인원이 문제가 되기 쉽다. 앞서 언급했듯이 영국이나 미국은 잠수함 1척당 승조원이 2개 조이므로 유사시 잠수함만 확보되면 일거에 2배의 잠수함을 운용할 수 있으나 일본은 승조원 부족으로 잠수함같이 민감한 장비의 여유가 있어도 제대로 못 돌린다. 안 그래도 자위대 특히 해상자위대는 육상보다 고된 함상 근무로 지원률도 낮고 장기 신청하는 인원도 항상 정원에 못 미치는 마당이니 미칠 노릇일 것이다.

현대의 대잠수함전을 수행하는 대잠초계기들은 잠수함의 강철 선체가 일으키는 지구 자기장의 간섭효과를 탐지하여 잠수함을 탐지하기도 한다(MAD: Magnetic Anomaly Detector, 자기 이상 탐지기). 단, 이 방법은 탐지거리가 짧은 편이기 때문에, 소나로 위치를 감지한후 접근한 상태에서 어뢰를 투하하기 전 마지막 확인수단으로 이용된다. 다만 탐지원리상 잠수함이 움직이지 않거나 지나치게 깊게 잠수해버리면 감지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미 해군, 러시아 해군, 중국해군 같은 핵잠수함 운용국에서는 강철선체의 잠수함이 자성을 띠지 않도록 비자화 처리를 하기도 한다(위키백과 항목 참조). 더구나 비자성 재료로 만든 잠수함도 존재한다. 예컨대 소련의 알파급 등 일부 핵잠수함은 티타늄제이며, 독일 해군의 212형은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 스틸제 선체이고 러시아제 야센급은 자성을 흐리는 특수물질를 포함한 합금선체를 사용한다.

한번은 중국제 핵잠수함이 중첩으로 펼쳐진 미 항공모함 전단의 대잠경계망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침입하는 사태가 있었다. 미 해군의 국방비 불리기라는 말도 있었지만 사실 이건 과거 소련 시절에도 쌍방에서 자주 있었던 일이며, 심지어 소련이 붕괴 후 최막장 시절이던 1990년대 러시아 해군도 몇 주 동안 서방 함대를 관찰하다 수병 한 명이 급성맹장염으로 큰 수술이 필요한 바람에 긴급부상해서 해당 잠수함이 도움을 요청한 바람에 발각되는 일도 있었다. 잠수함의 무서움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라 하겠다.

 

 

 

[4] 고생

과거 잠수함의 존재를 널리 각인시켜 관심과 열기를 이끌어 잠수함 기술력 발전의 기폭제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소설 해저 2만리노틸러스호와 같은 윤택하고 쾌적하며 모험과 신비로 가득한 생활상은 수세기를 초월했다는 네모 선장의 장담 그대로다.

제일 견디기 힘든 건 환기가 안 되고 햇살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세수도 제대로 못하고 한밤 중에 기상하는 건 견딜 만하다. 하지만 탁한 공기는 정말 견디기 힘들다. 잠수함에서의 임무가 끝나면 다음번에는 꼭 순양함을 타고 싶다.


- 미 해군 잠수함 통신병 오웬 키트릿지

당연하게도 잠수함은 밀폐되어 있고 오랫동안 태양을 볼 수도 없으며 통풍도 안 되기 때문에 승조원은 다른 함선의 승조원들보다 더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데 잠수함 승조원의 증언에 의하면 잠수함에서 근무하는 건 '빌라 지하 21평에 40명이 사는 것과 맞먹을 정도'라고 한다. 또한 환기가 안되니까 냉각기를 엄청나게 틀어대도 더워서 고생하는 판이다. 거기다가 이 냉각기란 게 승조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선내 기기들을 식히려고 달아놨을 뿐이다. 역(逆) 굴라그[27] 우스개 소리로 주 법원에서 어떤 사내에게 5년 징역형 대신 해군 잠수함에 타도록 판결을 내렸는데 이건 너무나도 가혹한 판결이라는 말까지 있다.

이런 데다가 잠수함은 꽤나 전문적인 조작을 필요로 하기에 상당수의 나라에서는 전문성이 높은 장병들을 승조원으로 뽑으며, 한국의 경우 모든 잠수함 승조원은 최소 하사 이상의 부사관이다.[28] 우리 나라와 달리, 부사관을 총원 병에서 선발하는 대부분의 외국 해군에서는 잠수함에서 근무하는 수병도 볼 수 있으나, 역시 승조원 대다수는 부사관이다. 신병 때부터 잠수함에 자원 혹은 강제로 배속되는 경우[29]보다는 수상함 등에서 근무하다 잠수함에 지원하는 경우가 더 많고, 수병 때부터 잠수함을 타더라도 긴 교육기간 때문에 해군에서 이들을 장기 근무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선발하므로 대부분이 복무 중 부사관이 되기 때문이다.

양성 기간이 길고 혹독한 편이기 때문에, 잠수함 훈련을 수료했다고 해서 바로 정식 승조원이 되지는 못하는 게 대부분으로, 교육 수료 후에도 잠수함에서 견습 승조원으로 또 몇 개월을 보내야 한다. 한국에서는 잠수함 승조원 자격부여제도(SQS: Submarine Qualification System)를 통해 자격을 획득한 사람만 승조원이 될 수 있다. 잠수함 승조원의 힘든 근무 여건 중 하나가 여기서도 드러나는데, 보통 수상함이나 육상에서는 웬만큼 작은 함정이나 부대가 아니면 승조원 개개인은 자신의 직별(해군 부사관의 특기)에 맞는 일만 할 수 있으면 대체로 문제가 없지만, 잠수함은 인원도 적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조치를 빨리 취해야 하므로 자기 직별 이외의 타 직별 일까지 다 숙달해야 한다. 장교들 또한 장교로서 자기 병과[30]의 일뿐만 아니라 부사관들이 할 수 있는 것도 다 해낼 수 있어야 잠수함 장교로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과정 자체가 더 힘들다. 이런 특성 탓에 자연스럽게 세세한 것까지 챙기는 성격이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국 해군에서 잠수함 타다 온 장교는 정말 더럽게 꼼꼼한 사람으로 통한다.[31]

견습 승조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때에 각 직별장을 찾아가 시험 등을 본 뒤 합격 서명을 받아야 하며, 모든 직별장들의 서명을 받으면 정식 승조원이 되어 이때부터 당직이 주어지고 수당도 지급된다. 이때 휘장 수여식도 치뤄진다.

 

 

 

[5] 열악한 근무 환경

돼지 배 : 2차 대전 당시 미 해군이 잠수함을 가리키는 별명

2차 대전의 잠수함은 냉방 장치마저 없는 열악한 시설과 좁은 공간 때문에 항해 초기 며칠 이후에는 신선한 식재료는 변질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즉 신선한 음식은 상하기 전에 다 먹어치우고 이후부터는 통조림 같은 보존식품 위주의 식단이 짜이기에 수상함보다도 더 시원찮았다고 한다. 이 부분은 제2차 세계 대전 잠수함전을 다룬 걸작영화 특전 U보트에 잘 나오는데, 출항준비 때 보면 승조원 침상이건 어뢰 위건 심지어는 파이프 사이사이에 빈 공간만 보이면 닥치는 대로 식료품을 쌓아놓은지라 승조원들은 식료품과 함께 자고 식료품을 밟으면서 뛰어다니는 안습상황을 연출하고, 작전 중반을 넘어서면 곰팡이로 뒤덮여 속만 도려내어 먹는 더욱 안습한 상황을 보여준다.(오죽하면 입을 씻어서 같이먹으라고 커피를 준다....)

특히 2차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은 거주성이 매우 나빴는데, 본래 잠수함은 작을수록 잠항속도가 빨라서 대형 잠수함보다 유리하다. 물론 대형 잠수함의 경우 연료탑재량과 어뢰 탑재량이 많으므로 장기간 보급받지 않고 작전수행이 가능해서 태평양을 무대로 삼은 미군이나 일본군, 여러 식민지를 돌아다닐 필요가 있는 영국군의 경우는 대형 잠수함도 만들었다. 그런데, 독일의 경우 영국을 상대로 통상파괴를 목표로 하는지라 다른 나라 처럼 넓은 작전 반경은 덜 중요했다.[41] 그래서 독일은 작은 잠수함을 여러척 건조하고, 전투를 위한 시설과 어뢰 등을 가득 탑재하는 방식으로 갔고, 그로 인해 거주성과 편의성은 극악이었다. 칼 되니츠 제독조차 회고록에서 '독일의 잠수함은 병기로서는 1류지만, 승조원들의 희생으로 움직이는 병기'라는 내용으로 평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의 활약으로 독일 잠수함에 대한 지원병은 항상 충분했고,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종전시까지 높은 사기를 유지하며 싸웠다. 잠수함 승조원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독일 해군의 정예로 여겨졌고, 종전 후 U 보트를 수장시키는 과정에서 끝까지 잠수함에 남겠다고 하여 침몰하는 잠수함과 운명을 같이 하거나, 침몰하는 잠수함을 울면서 바라보다 바다에 뛰어든 수병까지 있었다. 또한 장교들 역시 잠수함을 선호했는데, 이는 구축함이나 순양함, 전함 등을 지휘하려면 적어도 영관급은 되어야 하지만 잠수함은 대위도 함장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잠수함은 시설 면에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었지만, '벙커링'이라 불리는 침상 공유 문제와 이산화탄소로 탁한 공기, 좁은 공간문제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벙커링'은 병기와 각종 설비 등의 탑재로 인해 부족한 거주 구역과 침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대로 침상을 사용하는 방법이었는데, 8시간 근무교대를 상정하여 승조원 총원의 2/3 정도로 침상을 제한하고, 개인실이 있는 함장을 제외하고 교대로 여러 사람이 땀으로 끈적하고 냄새나는 침상을 공유하는 방법이었다. 이건 독일보다는 그래도 나은 편이었다. 앞서 말한 배수량 제한 문제로 독일은 총원의 절반 숫자로 침상을 맞춰야 했다는 안습전설이 있으며, 그로 인해 피부병 등의 전염병 문제가 부가로 따라왔다. 또한 잠수와 환기문제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있었는데, 2차 세계대전 때는 여기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던 시기라 항상 머리가 아프고 탁하고 뻐근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싸워야 했다. 미국 잠수함은 그래도 샤워, 화장실 사용에서는 타국보다 나았는데, 복잡한 절차와 냄새나는 공기가 유입되지만 잠수 중에도 화장실 사용이 가능했다는 점, 매일 면도 등도 할 수 있을 만큼 세면이나 손씻기 등은 충분히 가능했고, 제한적인 샤워 시설이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수상함과 비교하면 매우 열악한건 분명하지만, 타국 잠수함은 잠수 중에 양동이에 볼일을 봐야 하는 상황이었고 샤워 시설 같은 것은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분명 장점 맞다. U보트는 1주일에 한 번 레몬수를 수건에 묻혀 몸을 닦는 정도밖에 하지 못했다.

 

 

 

[6] 강철 관짝

잠수함에게 맷집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발각당해 두들겨 맞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무사히 빠저나갈 가능성은 보통 0에 수렴한다. 도저히 적을 뿌리칠 수 없다면 적재된 연료고 뭐고 다 버리고, 숨 까지 참아가며 소음을 차단하는 것으로 적이 우리가 격침당했다고 착각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놓첬다고 생각하고 물러가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공격을 피할 수 없다면...

  • 폭뢰 공격은 단순히 잠수함을 파괴할 수 있는 위협적인 공격으로 그치지 않고, 엄청난 소음으로 음탐을 어렵게 만든다. 폭뢰를 퍼붓고 있는 측이나 잠수함 측이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문제지만 음탐 없이 물속에선 장님인 잠수함 측은 대응하기 힘들다.

  • 제대로 맞았다면 탈출이고 뭐고 잠수함과 함께 가라앉을 운명이다.

  • 비교적 가볍게 내부에 금이가서 조금씩 침수되는 상황이라면, 해당 격실을 폐쇄하고 어떻게든 물을 빼내며 버텨볼 수 있지만, 수상함이라면 괜찮을 소량의 침수 만으로도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잠수함에는 배터리를 포함해서 각종 위험한 고반응성 화학물질을 이용하는 장비들이 있는데, 이런 장비들은 비교적 침수 피해를 늦게 받을 만한 위치에 몰려 있지만, 어쨌든 이곳으로 침수가 발생한다면 바닷물과 각종 화학물질들이 반응을 일으키며 온갖 독가스(대표적으로 염소 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방독면이 대부분 구비되어 있지만, 마구 쏟아지는 독가스를 별로 버텨줄 수가 없기에 무조건 탈출해야 한다. 원자력 잠수함에서 원자로에 구멍이 나서 바닷속 버전 체르노빌 발전소가 되어버린다던가 하는 일도 이미 실제로 발생한 적이 있다.

  • 설령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침수가 계속되면 결국 부력을 상실하여 깊고 어두운 심해로 가라앉는다. 탈출 해야하지만 잠수함은 물 속에 있기에, 수상함과 달리 탈출이 굉장히 어렵다.

  • 잠항 중에는 압력차 때문에 해치를 그냥 열 수 없다. 일단 고의적으로 침수를 통해 압력차를 맞춰야 한다.[44] 당연하지만 물속에서 헤엄처 나오는 시간을 버티기 위한 호흡장비는 필수적으로 챙겨야한다.

  • 압력을 맞추기 위해 침수를 시키는 과정에서 배터리 등이 침수되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바닷물 속으로 나오기 전에 잠수함 속에서 죽을 가능성이 크다.

  • 또한 탈출을 위해 침수를 시키기도 이전에 이미 피격으로 인한 침수로 유독가스가 나오고 있다면, 압력을 맞춰 해치를 열기도 전에 사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할수없이 부상하는 수 밖에 없다. 운이 좋아 유독가스를 특정 구획에 묶어둘 수 있더라도 피해를 완전히 피할 가능성은 없다시피하다. 부상하는 동안 격침 당하지 않고 무사히 항복한다면 높은 확률로 포로로 잡히고 끝[45]

  • 해치를 열 수 있게 되었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데, 해치를 여는 순간 압력차가 다시 발생하며 탈출하는 승조원들의 폐포를 터지는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전원이 호흡기구 착용 이전에 모든 숨을 내뱉어야하며, 해치를 열때도 숨이 남아 압력으로 폐포가 터지지 않게 모든 과정이 정확한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

  • 사고 없이 무사히 잠수함을 빠저나왔더라도 잠수함이 폭뢰 등에 공격받고 있다면 나오자마자 폭풍에 휘말려 사망할 수 있다. 그리고 잠수함이 아직 가동 중일 경우[46], 해치 밖으로 나오자마자 스크루에 휘말려 산산조각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선박 ' 잠수함 ' 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긴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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