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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기 ] - 피아노 본문
안녕하세요. 지식백과사전입니다. 오늘은 악기 ' 피아노 ' 에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개요
악기의 황제. 큰 공명 상자 속에 85개 이상의 금속 현을 치고, 이와 연결된 건반을 눌러서 현을 때리게 하는 장치로 소리를 내는 건반 악기. 음역이 넓고 표현력이 풍부하다. 18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크리스토포리가 고안하여 독일에서 완성하였다.
현을 해머 액션으로 때려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발음 원리상 현악기이며 구체적으로는 타현악기 부류에 속한다. 유건타현악기라고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지고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악기다. 서양 악기의 대표적인 악기이며, 대한민국에서도 보편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악기다.
이 악기의 풀 네임은 피아노포르테(약자 Pf)이다. 이탈리아어로 피아노는 '약하게(piano)', 포르테는 '강하게'의 의미(forte)인데, 건반을 누르는 힘을 조절해서 이 2가지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이름에서 위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 이름에 문제가 있다면 이 악기의 직속 선배가 포르테피아노라는 것. 심지어 이름의 유래조차도 같다.[2]
해머 액션으로 현을 때리는 타건 방식도 굉장히 획기적인 것으로, 하프시코드, 클라비코드 등과 같은 기존의 건반 악기들이 갖고 있는 강약을 조절하기가 구조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점을 극복해냈다.[3] 이에 따라 상당히 복잡한 지레식 장치가 건반 하나 하나마다 달려 있다. 대신에 그 복잡한 구조 때문에 연주자가 음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세계적으로 피아노는 악기의 황제라는 별명이 있는데, 거의 모든 음역대와 모든 가락이 있는 곡을 피아노 한 대로 소화시킬 수 있다. 손가락이 열개이므로 한번에 낼 수 있는 음도 최대 열개나 된다.[4] 머리까지 쓰면 더 많은 음을 한번에; 발가락까지 쓰면 즉, 피아노 한 대로 독주곡을 비롯해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는 오케스트라곡을 효과있게 연주할 수도 있어 널리 두루두루 쓰인다.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주선율을 담당하고 첼로나 콘트라베이스가 주선율을 꾸며주는 부분을 피아노는 오른손으로 주선율 멜로디, 왼손으로 주선율 베이스음을 넣어서 꾸며주거나 왼손으로 주선율, 오른손으로 주선율을 꾸며주는 아르페지오 반주역할로 한번에 웅장하고 화려한 곡을 소화해낼 수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5]
게다가 건반 악기이기 때문에 입이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 실력만 된다면 가수가 직접 반주하면서 노래도 쉽게 부를 수 있으며 이는 현대에도 로맨틱한 모습으로 그려지곤 한다. 비슷한 포지션으로는 기타가 있다. 이것이 두 악기가 대중음악의 시대에 와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요인이다. 피아노와 기타는 치면서도 쉽게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관악기는 구조적으로 당연히 불가능하고, 바이올린/비올라는 자세가 불편하다. 첼로/콘트라베이스는 켜면서 반주를 하기에는 음역대가 낮다. 타악기는 애초에 대부분 무율이라 제외.
[2] 역사
건반악기 중에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악기이다. 메디치 가문의 악기 관리인 겸 악기 제작자였던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가 피아노의 원형을 처음 발명하였고, 주변의 기록에 따르면[6] 그 시기는 1698~1700년경으로 추정된다. 원래의 이름은 "Un cimbalo di cipresso di piano e forte"(셈여림이 있고 사이프러스 나무로 만든 쳄발로) 내지 "gravecembalo col piano e forte"(셈여림이 있는 그라비쳄발로)라는 긴 것이었다가 '포르테피아노', '피아노포르테'로 줄여서 불렸고, 나중에는 '피아노'로 굳어지게 된다. 당시의 것은 54개의 건반을 갖추고 있었고, 외형적으로는 하프시코드에 상당히 가까운 것이었다. 독일의 고드프리트 실베르만은 이를 복제하여 1732년 자신의 피아노를 내놓은 후 댐퍼를 조절하기 위한 핸드스톱을 추가하는 등의 개량을 하게 된다.
오늘날에는 피아노가 하프시코드를 완전히 대체하다시피 했지만, 처음부터 바로 호응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엘리트 음악인들 사이에서 피아노가 하프시코드를 대체하는 데는 거의 한 세기가 걸렸다. 특히,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초기 피아노에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고 그 자신은 피아노를 위한 곡을 평생 쓰지 않았다. 그는 1736년 당시 드레스덴을 방문했을 때 고드프리트 실베르만이 만든 피아노를 처음 접했다. 이때 바흐는 그 악기가 건반액션이 너무 뻣뻣하다고, 쉽게 말해서 칠 때 건반이 너무 뻣뻣하게 들어간다고 지적하면서, 음색이 평범하며 높은 음역대의 소리가 약하다고 혹평했다. 그 후, 1747년 상수시 궁전에서 바흐는 프리드리히 대왕의 요청으로 그의 피아노를 연주하고 훌륭한 악기라는 평을 했지만, 피아노를 14대나 사들인 애호가인 프리드리히 대왕의 면전에서 그의 얼리어답터성 애장품을 깎아내리는 소리를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여러 악기를 위해 수많은 곡을 쓴 바흐지만 그 후로도 피아노곡을 쓴 일은 없었다. 우리가 지금 듣는 바흐의 건반 곡들은 거의 클라비코드, 하프시코드, 오르간 등으로 작곡된 것이고, 피아노곡으로 지시된 곡은 단 한 곡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악기 제작자들의 연구를 통해 피아노는 점차 개량되어 간다. 1700년대 후반에는 요한 안드레아스 슈타인이 독일식 피아노 개량형을 개발한다. 연주성을 개선한 슈타인 피아노는 모차르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하프시코드 신동으로 여러 하프시코드 곡을 썼던 모차르트는 피아노를 접하고는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작곡에 사용하게 된다. 특이한 것은, 이 당시만 해도 발 페달이 개발되지 않아 하프시코드처럼 손으로 스톱을 조작해 울림을 조절해야 했지만, 슈타인 피아노에서는 그 대신 연주자가 왼쪽 무릎과 오른쪽 무릎을 들어올려 건반 밑바닥에 댐으로써 오늘날의 페달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었다.[7] 1780년대 들어서는 영국의 존 브로드우드가 댐퍼 페달을 고안하였다. 또한, 이 시기 즈음에서 피아노 건반 색깔이 하프시코드와 반대로 바뀌어 오늘날과 같은 검은색/흰색 구성을 갖추게 되는데, 여기에는 딱히 다른 계기는 없고 피아노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미관이 중시되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즉, 단순히 백건이 많은 것이 아름답고 흑건이 안쪽에 있는 것이 안정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1800년대 초반에는 세바스티앙 에라르가 이중이탈장치(Double escapement)를 발명하였는데,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가 발명했던 이탈장치에 비해 더욱 빠른 연타가 가능해졌다. 또한, 이 시기에 피아노는 연주회의 대중화와 맞물려 음량을 키워달라는 요구에 따라 철제 뼈대를 도입하게 된다. 현을 길게 하고 장력을 강하게 걸면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고 따라서 연주회를 더 큰 규모로 열 수 있는데, 목재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현의 장력이 올라간 것이다.[8] 1800년대 중반에는 스타인웨이가 저음의 현들을 가로질러 배치하는 오버스트렁 스케일을 개발하였다. 1890년대에는 오늘날과 같은 개수인 88개의 건반이 자리 잡았다. 뵈젠도르퍼 모델 225의 92건반, 임페리얼(290)의 97건반처럼 더 많은 건반도 있지만, 많은 메이커에 채택되지 않았으며 해당 모델에서도 추가된 저음 건반은 잘 쓰이지 않는다. 기술적으로는 건반을 계속 늘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인간이 구별할 수 있는 주파수를 감안하면 음악적으로는 의미가 적다고 한다.
한편, 가정용 피아노의 계보는 1766년 요하네스 줌페의 스퀘어 피아노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퀘어 피아노는 기존의 피아노를 중산층의 응접실에 들어가기 적합하게 줄임으로써 피아노가 가정용 악기로 자리잡는 계기를 만들었다. 줌페의 피아노는 기술적으로 볼 때는 액션을 단순화함으로써 연주 성능을 희생했지만, 그 대신 가격을 낮추는 것은 물론 실내 한 켠에 놓을 수 있는 정도로 피아노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스퀘어 피아노는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여 당대 중산층의 가정을 묘사하는 회화에 자주 등장한다. 당시에도 피아노는 집안의 교양을 상징하는 인테리어로 인기가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현을 건반에 수직 방향으로 세운 업라이트 피아노는 1800년에 필라델피아의 존 아이작 호킨스가 처음 발명하였고, 1811년에 영국의 로버트 워넘이 현대적인 구조에 가까운 업라이트 피아노를 제작하였다.
[3] 상세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른다.'라는 아주 간단한 방식으로 조작하기 때문에 다른 악기로는 굉장히 어렵거나 불가능한 연주도 간단히 할 수 있고, 화음과 같은 표현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혼자서 하기 힘든 연주는 2인 연탄으로 해결한다. 다만 연탄곡은 연주하는 사람들끼리의 호흡과 박자가 중요하다.
반면 모든 음이 일정 주파수 단위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12평균율을 사용하지 않는 일부 음악에서는 상당한 한계를 갖는다. 하지만 대중적인 악기라 내로라하는 천재님들도 많으시고, 따라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이 등장한 상태.
재즈에서는 초창기 리듬 섹션으로 구분되었다. 하나의 악기로 화성의 풍부한 표현이 가능했기 때문에, 컴핑 악기로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 처음에는 거의 기타와 비슷한 역할을 강요받았다고 보면 되겠다. 물론 시간이 지나며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진화.
현대의 표준적인 피아노에는 88개의 건반이 있다. 흰 건반 52개와 흰 건반 음보다 반음 높은 음을 내는 검은 건반 36개로 구성된다. 음역으로 따지자면 A 0에서 C 8에 해당한다. 소재의 경우, 피아노의 초창기에는 검은 건반은 흑단(ebony)으로 만들었고 흰 건반은 상아를 쪼개 덧대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흑단은 요즘에도 쓰이곤 하지만, 상아는 불법이라 요즘은 흰색 플라스틱으로 감싸서 흰 건반을 만든다.[9] 건반 몸체는 가문비나무나 피나무로 만들어지는데, 가문비나무 쪽이 고급이다.
바이올린, 류트[10] 등이 몇 세기 동안이나 사용되는 예가 있는 것과 달리(스트라디바리우스 등), 피아노는 수명이 유한한 악기다. 야마하에 따르면 잘 관리하였을 경우 대개 사람의 수명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러나 사계절이 뚜렷하고 습도의 연간변화가 큰 한국에서는 목재악기의 수명이 짧아지기 쉽다. 많은 중고 피아노가 주인을 꼬마 때 만나 그를 한 명의 피아니스트로 키워내고 악기로서의 수명을 다한다.
[4] 종류
크기나 형태로 나누자면, 크게 보아 현을 가로로 눕혀놓은 그랜드 피아노와 세로로 세워놓은 업라이트 피아노로 나눌 수 있다. 그랜드 피아노는 강당이나 연주회장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업라이트 피아노보다 크기가 훨씬 크다. 크기가 큰 만큼 소리도 더 웅장하고 음의 강약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지만 그만큼 상당히 비싸다.[11] 반면 그랜드 피아노를 개량한 업라이트 피아노는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아노이다.
그랜드 피아노에서는 프레임과 현(피아노 선)이 수평으로 놓여 있다. 최초의 피아노가 취했던 형태가 바로 이런 방식. 액션(action, 현을 때리는 해머 및 기타 부분)이 현 밑에 놓여 있고, 건반을 누르면 올라가서 현을 때리고, 건반을 떼면 중력에 의해 원래 위치로 돌아간다. 그랜드 피아노에도 여러 크기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피아노가 크면 클수록 소리가 풍부하고 깊은 맛이 더해진다. 이는 피아노가 커지면 현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업라이트 피아노는 프레임과 현이 수직으로 세워져 있어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다. 건반을 누르면 해머가 수평으로 움직여서 현을 때리고, 건반에서 손을 떼면 스프링에 의해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업라이트 형 중에서도 좀 더 작은, 즉 높이가 더 낮은 것을 콘솔 피아노라 한다. 업라이트 피아노는 현의 길이가 짧아서 음색이 다소 단조롭고 깊이가 덜하지만 그래도 가정에서 연주하거나 연습하기에는 충분하다.[12] (높이가 높은 U3H , 131cm짜리 피아노를 쓰면 어느 정도 이 문제는 해결된다.) 다만 피아니스트나 전공자에게는 그랜드 피아노는 반 필수다.
그랜드 피아노와 업라이트 피아노와의 큰 차이는 페달의 기능과 소리의 울림 문제도 있지만 연속타건에서 이중이탈 장치가 있는 그랜드 피아노는 초당 16번 이상 타건이 가능한 반면 업라이트 피아노는 이중이탈장치가 없어 건반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건반을 눌러도 소리가 나지 않아 이론상 초당 7번이 최대 타건 가능 횟수다.
야마하에서는 미디 소리를 낼 수 있는 트랜스어쿠스틱(TransAcoustic) 피아노를 만들었다고 한다.
[5] 페달
피아노에는 페달이 달려 있다. 이는 피아노 역사의 초창기부터 달려 왔던 것이다. 보통 3개의 페달이 있는데, 작동 방식이나 효과 면에서 연주용인 그랜드 피아노와 가정용인 업라이트 피아노 사이에 조금 차이가 있다.
오른쪽에 있는 서스테인(Sustain) 페달은 제일 많이 쓰이는 페달이다. 이 페달을 밟으면 댐퍼가 올라가서[13] 건반을 누르고 있지 않더라도 눌렀다 뗀 음이 지속적으로 나게 된다. 다른 현에서도 공명이 일어나기 때문에 울림이 풍부해지며 음색도 윤기 있게 된다. 이 페달은 그랜드 피아노와 업라이트 피아노에서 같은 기능을 하는 유일한 페달이다. 댐퍼 페달, 라우드 페달이라고도 한다.
가운데 페달은 그랜드 피아노와 업라이트 피아노에서의 역할이 완전히 다르다. 그랜드 피아노에서는 소스테누토(Sostenuto) 페달이라고 해서 페달을 밟기 직전에 이미 올라가 있는 댐퍼만을 계속 올라가 있게 만든다. 다시 말해, 건반을 누른 상태에서 페달을 밟고 있으면 건반에서 손을 떼어도 소리가 계속 유지되지만, 이미 밟고 난 후에 누른 건반은 유지되지 않는다. 독립적 다성부가 난무하는 곡들을 칠 때 주로 필요하다[14].
업라이트 피아노에서는 가운데 페달이 사일런트 페달/뮤트 페달/연습 페달로 불린다. 페달을 밟으면 해머와 현 사이에 펠트 천이 내려가도록 해서 소리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밟은 상태에서 왼쪽으로 밀면 계속 밟힌 상태로 고정된다. 연주 목적보다는 빌라나 아파트 등등의 공동주택에서 피아노 소리를 줄여서 소음공해 없이 연습하기 위해 쓰인다.
왼쪽에 있는 페달은 그랜드 피아노에서는 우나 코다(una corda)라고 하며, 이 페달을 밟으면 건반과 액션 부가 통째로 조금 오른쪽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러면 원래 음역에 따라서 3개 또는 2개의 현을 때리던 해머가 옆으로 움직여 2개, 1개의 현을 때리게 되고, 하나의 굵은 현만을 때리던 해머도 현의 반 정도밖에 때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음량도 줄어들고 음색이 바뀌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업라이트 피아노에서는 소프트 페달이라고 하며 이를 밟으면 해머가 현에 더 가깝게 붙게 되고, 타현거리가 줄어들어 소리가 약간 줄어드는 효과가 난다.[15] 음량의 변화는 음색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쨌든 소리의 뉘앙스를 부드럽게 바꾸는 것은 그랜드와 똑같다. (피아노 학원 등에 널려있는 중고 업라이트들의 경우 우나 코다의 작동이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다. 밟으나 안 밟으나 차이가 느껴지지 않음)
[6] 진입장벽
피아노는 모든 악기를 통틀어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악기로 손꼽힌다.[16] 건반을 누르기만 하면 피아노의 복잡한 구조에 의해 그에 해당하는 음이 바로 나오기 때문에 악기세계에서는 대단한 장점이다. 괜히 "동네 방방곡곡마다 피아노 학원들이 곳곳에 깔려 있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배워본다"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다. 다른 악기, 특히 관악기들이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 데에만 평균 한두 달의 연습이 필요하고, 또 많은 현악기들이 현을 짚는 법과 수많은 코드를 외우고 그에 따른 운지법을 익히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타건악기는 상대적으로 건반만 눌러도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 악보를 초견하는 법도 익히게 해준다.
그러나, 피아노는 절대로 쉬운 악기가 아니다. 피아노가 쉽다는 것은 건반만 건드리면 다른 악기보다 비교적 소리만 쉽게 낼 수 있는 피아노의 특성에서 비롯된 많은 오해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피아노 전공생이 정상급 피아니스트에게 레슨받는 장면을 보자.[17] 일반인 수준에서는 전공생도 굉장히 잘 치는 편이지만, 진짜 피아니스트의 연주와는 많은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오해로는 빠르고 어려운 곡을 무조건 빠르게만 치면 잘 쳤다고 생각하는 것이다[18]. 빠르게만 치는 것은 제대로 된 연주와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오히려 말년의 호로비츠처럼 조금 천천히 치되 정확하게 치고 음을 빠뜨리지 않는 편이 훨씬 더 좋다.[19] 처음엔 천천히 연주했는데 자기도 모르게 점점 빨라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꼭 천천히 치는 게 빨리 치는 것보다 무작정 쉬운 것도 아니다. 느린 템포의 연주는 빠른 템포보다 한 터치 한 터치에 타이밍을 잘 맞춰서 훨씬 섬세한 감성을 담아서 쳐야 하고, 매 터치가 가지는 존재감이 빠른 터치보다 훨씬 강렬하기 때문에, 원하는 감성을 완벽하게 다룰 수 있으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어떤 감성이 좋은지 스스로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느린 곡일수록 정말 사소한 미스터치만 나도 엄청나게 티난다는 것은 덤이다.[20] 이러한 요소를 숙지하고 곡의 템포에 무관하게 전부 소화할 수 있어야 잘 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악기 ' 피아노 ' 에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긴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